어디로 떠나고 싶은데 짐은 싸기 귀찮은 날, 가벼운 손과 마음으로 갈 만한 숙소를 소개한다. 계획 없이 종일 객실에 머무르거나 슬렁슬렁 주변 산책만 해도 충분하다. 무거운 가방은 내려놓고 떠나자. 물론 카드는 챙겨야 한다.
1. 스몰하우스빅도어
이미지 출처 ‘스몰하우스빅도어’ 공식 페이스북
책은 집에서 읽어도 되지만, 희한하게 어디 가서 읽고 싶을 때가 있다. 동네 카페나 조용한 술집으로 만족하는 날도 있지만, 그것도 모자라 정말 책에 '파묻히고' 싶은 날에는 속초로 가자. 속초의 게스트하우스 '완벽한 날들'은 그럴 때를 위해 존재한다. 완벽한 날들의 1층엔 서점과 카페, 2층엔 게스트하우스, 꼭대기에는 루프톱이 있다. 서점을 슬쩍 훑어보기만 해도 주인장의 철학이 느껴진다. 시, 소설, 에세이부터 노동, 페미니즘, 인권 등 여러 장르의 책이 보기 좋게 정리돼 있다. 1인실, 2인실, 6인실로 나뉜 객실은 단정하다. 침대마다 독서 등과 칸막이가 달려 고요히 책 읽으며 밤을 지새우기 좋다. 살짝 지루해지면 게스트하우스 밖으로 나가 오래된 동명동 골목을 거닐자. 동명항에서 등대해변으로 이어지는 해안가도 가깝다.
주소 강원도 속초시 수복로259번길 7
전화 033-947-2319
홈페이지 www.perfectdays.kr
3. 낙원장
익선동은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한옥마을이다. 낮은 지붕과 좁은 골목이 정겨운 풍경을 만드는 익선동이 북적이기 시작한 건 3년 전쯤부터. 구도심의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더니 가게가 하나둘 들어섰다. 지금 익선동에서는 새로운 것과 오래된 것이 공존한다. 낙원장은 이 동네에 조용히 묻어 있는 호텔이다. 도시재생기획팀 '익선다다(益善多多)'는 1980년대에 지어진 여관을 리모델링해 낙원장을 만들었다. 낙원장에는 아직도 옛 느낌이 남아있다. 크지 않은 객실, 낡은 듯한 열쇠, 화장실 타일의 생김새……. 조금 불편할지 몰라도 반가운 것들이 가득하다. 종일 종로를 거닐고 가까운 요릿집에서 먹고 마시다가 낙원장에 몸을 뉘는 하루, 꽤 괜찮지 않을까.
주소 서울특별시 종로구 익선동 수표로28길 25
전화 02-742-1920
익선다다 홈페이지 http://iksundada.co.kr/index.html